기획/글쓰기 챌린지

나는 사람을 찾기 위해 글을 쓴다

우쥬기획 2026. 3. 16. 07:29

삼성전자와 실리콘밸리의 야후를 거쳐 스타트업을 창업한 개발자가 있다. 경력 30년, 50대가 된 그는 리프레시를 위해 안식년에 들어간다. 안식년이 4개월째에 접어들자 주변에서 가만 두지를 않는다. 커리어 컨설팅을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온다. 그 일을 계기로 컨설팅에 대한 적성을 발견하고 새로운 진로로 정한다. 개발자 한기용 님의 이야기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공통점이 있다. 그들 곁에는 늘 함께 걸어온 사람이 있다. 좋은 글에는 진지하게 읽고 피드백해준 사람이 있었고, 좋은 서비스에는 그 가치를 알아봐 준 고객이 있었다. 한기용 님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잘 쌓아둔 관계는 내가 방황하고 있을 때 뜻밖의 기회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요즘은 무엇보다 네트워킹이 중요한 시대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좀 더 적극적으로 모임을 찾아보기로 했다. 좋은 사람들과 일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함께 성장할 동료를 찾고 싶었다. 그런데 어렵게 찾은 기획자 모임은 실망스러웠다. 동등한 위치에서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대기업에 다닌다는 이유에서일까. 한 명이 주구장창 이야기하고 나머지는 듣기만 했다. 그리고 그 한 명은 처음 온 내게 고압적인 면접관처럼 질문을 던졌다. 그 뒤로 그 모임에는 나가지 않았다. 다른 여러 모임도 찾아봤지만 네트워킹 모임은 연애 목적으로 흘러가 재미가 없었고, 단순 스터디 모임은 내 방향성과 맞지 않았다.
 
모임은 나와 맞지 않는 것일까. 혼자 공부하고 혼자 사는 것이 나에게 맞는 걸까. 고민하다가 방법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소비자형 네트워커가 아니라 설계자형 네트워커다. 내가 원하는 모임은 내가 만들어야 한다. 커뮤니티가 아니라 플랫폼에서 생각이 비슷한 사람을 찾아 큐레이션하고, 1:1로 연락해 모임을 만들어야 한다.
 
모임을 많이 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밀도 높은 한 명의 동행자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동행자를 만나기 위해서는 결국 글을 써야 한다. 그들도 나를 큐레이션하려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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