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글쓰기 챌린지

가장 사랑하는 사람

우쥬기획 2026. 2. 19. 07:07

오늘의 글감 : 지금의 내 삶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오늘의 글감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다. 내 ‘머릿속’ 대답은 부모님이지만, 종종 튀어나오는 이기적인 ‘행동’들을 돌이켜보면 결국 내가 가장 사랑하는 건 ‘나’인 것 같다.

나는 겁이 많다. 그래서 잘 달래가며 일을 시켜야 한다. 또한 공정성에 민감하다. 형제가 많은 집의 둘째로 자라며 편파성에 예민해졌다. 가끔은 그냥 넘어갈 법한 일도 굳이 짚고 넘어가느라 스스로 피곤해질 때가 있다.

대체로 성실한 편이지만, 가끔 게으른 선택을 해놓고 후회하기도 한다. 대학 시절, 독후감 과제를 받았을 때가 그랬다. 매주 2~3명씩 발표를 하는데, 내 차례를 앞두고도 나는 글을 쓰지 못했다. 내가 좋아하는 책들, 감명 깊게 읽은 이야기들은 많았다. 그런데 막상 느꼈던 바를 머릿속에서 꺼내 글로 적으려 하면 그 모든 문장들이 ‘구려 보였다.’ 내 머릿속에서는 분명 반짝반짝 빛이 나는 느낌과 생각들이었는데, 글로 적으면 그 빛을 잃었다. (지금도 그런 느낌이다. 뭔 말을 한들 나라는 사람을 온전히 전달할 수 있을까 싶다.)

그때의 나는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선택을 했다.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쓰지 않는 선택이었다. 대신 ‘적당히 점수 잘 받을 만한 책’을 골라 글을 써버렸다. 점수는 잘 받았지만, 나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별것 아닌 글쓰기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 않았나, 싶다.

오늘도 나는 같은 선택을 할 뻔했다. 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얼마나 쑥스럽고 어려운지 새삼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실 나 대신 부모님을 앞세워 적당히 좋은 글을 쓰려 했다. 하지만 오늘은 그때와 다른 선택을 해보았다. 그리고 그런 내가 나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