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글감 : 만약 내가 볼 수 없게(시각) 된다면 어떨까요? 볼 수 없는 삶을 상상해봐요.
만약 내가 시력을 잃게 된다면, 한동안은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이다. 직업을 잃게 될 것이고 내가 경험할 수 있는 세상의 폭이 좁아졌다는 사실을 견디기 어려울 테니까.
그동안 나는 ‘앞이 보이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어왔다. 버튼의 위치, 안내 메시지, 시각적 위계와 정보 구조를 설계하는 데 있어 ‘보는 것’은 언제나 결정적인 도구였다.
그런데 잠깐.
정보의 구조는 정말 눈으로만 설계하는 걸까?
아니면 논리로 설계하는 걸까?
결국 시각은 도구일 뿐, 구조를 세우는 건 사고력이다. 직장은 잃을지언정 내가 해온 '업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나는 늘 문제를 찾고 그것을 해결하는 사람이었으니까. 눈이 보이지 않게 되더라도, 나는 나와 같은 불편을 겪는 이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를 다시 기획하기 시작할 것이다.
눈이 보이지 않게 된다면 나는 더 많이 듣고 더 치열하게 묻게 될 것이다. 버튼의 색깔보다 문장의 정확성을 고민하고, 배치의 화려함보다 흐름의 정합성을, 디자인의 심미성보다 의미의 깊이를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아마 아주 느린 기획자가 될 것이다. 대신 조금 더 오래, 깊게 묻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어쩌면 나는 시력을 잃은 뒤에야 그동안 보지 못했던 사용자들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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