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글쓰기 챌린지

좋은 콘텐츠는 우리를 다시 상상하게 만든다

우쥬기획 2026. 2. 24. 07:33

오늘의 글감 : 최근 1년간 시청했던 영화(드라마) 중 가장 감명 깊게 본 영화(드라마)를 소개해주세요. 그 영화(드라마)가 감명 깊었던 이유는요?

좋은 글은 글을 쓰고 싶게 만든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이 샘솟듯 떠오르게 하기 때문이다.
좋은 영화도 마찬가지다. 결말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뒤의 이야기에 내가 살을 붙이고 싶게 만드는 힘이 있다.

사실 나는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니다. 또한, 한 번 봤던 작품을 다시 보는 일도 거의 없다. 그런데 작년 한 해 동안 세 번 넘게 돌려본 영화가 있다. 바로 <K팝 데몬 헌터스>다.

이 영화는 나의 '덕질 본능'을 자극하는 세 가지 결정적인 매력을 품고 있다.

첫 번째, 선명한 캐릭터들
주연부터 조연까지, 외모부터 성격까지 어느 하나 뻔한 구석이 없다. 여성 캐릭터들을 전형적인 미형 캐릭터로 만들지 않았다는 점도 신선하게 느껴졌다.

한번은 여섯 살 조카에게 "누가 제일 좋아?"라고 물은 적이 있다. 당연히 잘생긴 진우나 화려한 헌트릭스 멤버를 고를 줄 알았는데, 조카의 대답은 의외였다.
"로맨스."

영화 전체를 통틀어 출연 시간이 5분이나 될까 말까 한 캐릭터다. 그 짧은 등장만으로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건, 그만큼 조연이더라도 인물의 매력이 잘 전달된다는 증거 아닐까.


두 번째, 서사가 된 노래
요즘 같은 쇼츠 시대에 긴 호흡의 영화는 힘을 잃어간다고들 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음악'으로 그 한계를 넘어선다. 삽입곡 하나하나가 단순한 배경음악이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서사다. 좋은 노래가 시작되면 사람들은 쉽게 채널을 돌리지 못한다. 노래가 가진 묵직한 힘이 영화를 끝까지 지탱한다.


세 번째, 연결의 미학
창작자의 일이란 결국 '연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걸그룹이 데몬 헌터가 되고, 저승사자를 아이돌과 연결하다니. 어떻게 이런 발상을 했을까 싶다.

극 중에 배치된 한국식 예의범절이나 목욕탕, 까치 같은 한국적 상징들도 억지스럽지 않다. 그래서 이 영화는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라, 구석구석 찾아보는 재미가 있는 하나의 세계가 된다.



이 영화가 감명 깊었던 이유는 완벽한 영화여서가 아니다. 나를 다시 상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루미의 엄마 아빠는 대체 어떻게 만나서 루미를 낳았을까 하는 프리퀄부터, 무기력해 보이는 저승사자들이 어떻게 사자보이즈를 결성하게 되었을까 하는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감독이 보여준 것보다 보여주지 않은 여백이 더 궁금해졌고, 그 빈칸을 나만의 시나리오로 채워 넣곤 했다. 좋은 콘텐츠는 소비로 끝나지 않는다. 나로 하여금 무언가를 새로 만들고 싶게 한다. <K팝 데몬 헌터스>는 내게 딱 그런 영화였다.

'기획 > 글쓰기 챌린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식은 나이가 들수록 부모를 닮아간다.  (0) 2026.02.27
대표님 칭찬  (0) 2026.02.26
내가 볼 수 없게 된다면  (0) 2026.02.20
가장 사랑하는 사람  (0) 2026.02.19
데드라인: D-1  (0) 2026.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