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글쓰기 챌린지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

우쥬기획 2026. 3. 8. 19:47

“당신이 이 글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떠올리는 생각이 내가 이 글을 쓰면서 머릿속에 떠올렸던 생각과 똑같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당신과 나, 우리는 서로 다르고, 우리가 지닌 의식의 특질도 우주 양 끝의 두 별만큼이나 서로 다르다.

 

그럼에도, 내 사유가 문명의 미로를 지나 당신의 정신에 닿는 기나긴 여정에서 번역을 거치며 아무리 많은 것을 잃어버린다 해도, 나는 당신이 나를 진정으로 이해하리라 믿고, 당신은 당신이 나를 진정으로 이해한다고 믿는다. 우리 정신은 어떻게든 서로에게 닿는다. 비록 짧고 불완전할지라도.”

 

 

나는 글쓰기가 어렵다. 그 이유는 글쓰기 기술이 부족하고 글을 써본 적이 없어서 생각을 꺼내는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켄 리우의 『종이동물원』을 읽고 근본적인 원인은 다른 곳에 있음을 깨달았다. 나는 나를 믿지 못하고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믿지 못한다. 나는 글을 쓸 때마다 내 생각을 온전히 글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머릿속 생각들을 왠지 글로 적으면 ‘구려 보인다.’ 분명 내 머릿속에 있을 때는 반짝반짝 빛이 났는데, 글로 표현하면 그 빛을 잃어버린다. 그러니 손을 대지 못하고 그냥 머릿속에 두는 것이다. 그것이 내 나름의 지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먼 바다로 흘려보내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말이다.

 

나는 내 글을 읽는 사람들도 믿지 못한다. 어떻게 글을 쓰든 ‘나’라는 사람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까? 나 역시 책을 읽을 때 작가의 의도를 고민하기보다, 내 마음대로 해석하고 편한 대로 받아들이지 않는가. 그러면 나라는 사람을 표현하는 글쓰기가 무용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때로는 나의 생각이 비난받을까 봐,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사람으로 비칠까 봐 두려워 쓰지 않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쓰기 전에 ‘신뢰’부터 회복해야 함을 깨달았다. 나를 믿고 당신을 믿어야 한다. 새는 알을 깨고 나와야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 나 또한 나만의 우주에서 나와 또 다른 우주와 만나기 위해, 비록 글자를 통해 감각기관을 거치는 동안 많은 사유가 중간에 소실되더라도, 믿어야 한다. 우리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